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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취준일기

중간 점검? 회고?

eℓlie 2022. 9. 7. 23:24

 

여기저기 원서 넣고 면접 보러 다니느라 정신없었던 8월이 지나가고 벌써 추석 시즌이 다가왔다. 

바쁘게 다니면서 나를 어필하는 동안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있어서 정리해 보기로 했다.

 

 

주객전도 주의, 속 빈 강정 증후군(?) 주의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 같은 역량을 많이 따지는 것 같지만 개발자와 같은 기술자에게는 무엇보다 기술적인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어느 스타트업에 30분 면접 보려고 왕복 12시간 써서 다녀왔는데, 연이어서 답하지 못했더니 면접관의 표정이 확 나빠지더라. 물론 서로 마스크 쓰고 있었지만 눈빛만으로도 느낄 수 있었을 만큼^^;;; 기차를 오래 타느라 너무 피곤하고 지친 상태에서 질문을 받으니 머리가 하얗게 된 건 맞지만,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에 쓴 모델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건 스스로 생각해 봐도 너무했다.

그리고 이론을 충분히 알아서 내가 받았던 것 같은 기술적 질문에 잘 대답한다고 해도, 그걸 확실하게 증명하려면 내가 직접 고안하고 짠 모델이 필요하다. 위에서 면접 보았다고 말했던 스타트업의 면접관은 내 코드를 하나하나 다 읽어봤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들으니 이분은 내가 속 빈 강정인 걸 서류를 통해 이미 안 상태에서 굳이 면접에 불러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 

이자포 스터디 때 프로젝트 담당 코치님이 왜 부트캠프에서 했던 프로젝트의 수준을 올리라고 강력히 권하셨는지, 그 이유를 확실하게 느낀 경험이었다. 왜 이 분야에서 최소 석사졸 이상의 대학원 학위를 요구하는 회사가 많은지도. 

 

날기 위해선 달려야

꾸준히 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그런데 그게 충분조건은 아니다. 매일 하는 것이 성장의 필요충분조건이 되려면, 가속도가 붙어야 한다. 

7월, 8월 두 달 내내 파이썬 기초 스터디를 두 개나 하고 매일 백준 문제를 풀면서 1일 1커밋을 생활화했지만, 막상 취준에 도움이 되었냐고 하면… 90% 정도로 No이다. 특히 스타트업일수록 주니어에게 기대하는 건 당장 업무에 투입해도 괜찮을 수준의 실력이지 한 달 정도 매일 코딩문제 좀 꾸준하게 풀어본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건 늦어도 대학교 1학년 때, 아니 중학생 때 떼고 왔어야 하는 거였다. (난 대학 졸업한 지도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ㅠㅠ)

 

그럼 어떻게 하려고? 다 그만둬?

해온 것들이 아예 도움이 안 된다고는 안 했다. 8주간 리드 부스터로 참여한 PY4E 부스트코스 코칭스터디를 단 한 주의 결석도 없이 깔끔하게 완주하면서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문법은 물론이고 파이써닉한 코드를 구상하는 능력도 많이 향상됐다는 걸 체감했다.

또 매주 금요일에 방송대 학우분들과 함께 진행하는 파이썬 기초 스터디의 경우, 파이썬은 잘 몰라도 C나 Cpp 같은 전통적인 언어를 경험해본 분들이 많아서 hard coding에 가까운 알고리즘을 배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나는 반대로 파이썬은 조금 만져봤지만 C/Cpp, Java를 활용해본 경험이 적어서 내가 알고 있는 더 파이써닉한 방식을 학우분들과 공유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게 도움을 받았다는 말씀을 들으면 뿌듯하다. 무엇보다 올해 초인 2월 첫째 주부터 9월인 지금까지, 금요일 저녁이라는 참 놀기 좋은 시간에도 공부를 하기로 선택하고 지속해 온 경험 그 자체가 정말 소중하다. 

 

그러니 이제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속도를 올리기 위해 여기에서 조금 더 전문적인(그러나 사실 DS 주니어가 되려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기초적인)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어야겠다. 사실 몇 차례의 면접 과정에서 대답하지 못했던 기술 질문은 면접이 끝나고 집에 온 당일에 이미 인터넷이랑 전공서적을 뒤져서 답을 찾아 정리해두었고, 그 중 일부는 모 스타트업 입사 과제를 풀 때 알차게 써먹기도 했다. 프로젝트를 당장 완벽하게 리빌딩할 자신은 없지만, 예전에 썼던 코드 몇 라인은 고쳐두었다. 

 

생각해 보니 부트캠프를 시작한 게 딱 작년 이맘때다. 부트캠프에서, 그리고 방송대 수업에서 배운 것들을 충분히 활용해서 keep going해 보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은 게 맞지만 더 늦기 전에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야 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