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잡담
AIB 이야기
section 2에 들어와서 ML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는데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느낌이다. 수학과 통계 그리고 기초EDA를 주로 다루었던 section 1에 비해 sec 2는 이학보다는 공학에 가깝달까? 그나마 sec1은 통계 선행학습이 되어있어서 덜 어려웠던 건데 내가 그걸 몰랐다면 sec2는 핵불볶면을 물 없이 삼시세끼 먹고 있는 기분이다.
그리고 section 1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기간에 공부 외적인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내가 원했던 것에 훨씬 못미치는 결과물이 나와버리는 바람에 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의외로 좋은 평가를 많이 들어서 놀라기도 했었다. 이번 프로젝트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정말 막막하지만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주니어 구직자의 포트폴리오를 보는 시니어들이 과연, 완벽한 모델링을 기대할까?
비즈니스 애티튜드를 갖춰 놓았다면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분야를 파면 팔수록 정말 대단한 이력을 가진 분들이랑 경쟁해야 해서 내가 더 작아 보인다. 예전 필드에서 나의 학력과 실력은 경력에 비하면 별 노력 없이도 늘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할 일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시니어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저 경력에 저렇게밖에 못하나 싶었으면 싶었지.
그런데 나는 거기서 시니어가 될 연차에 탈주를 해서 여기로 왔고 다시는 그 분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거기서는 남을 보고 배운 적이 없는데 여기서는 다들 나보다 잘해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보고 배우고 있다. 어차피 내가 이 분야 늦깎이라면 기술적 역량은 단기간에 메울 수 없을 거다. 대신 비전공분야에서 쌓아온 경력 덕분에 설득력 있고 가독성 높은 문장을 말하고 쓸 줄은 안다.
물론 코딩 실력 자체도 많이 발전했다. 적어도 내가 나 스스로를 보고 꽤 늘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은 된다.
요새는 수업내용도 따라가기가 벅차서 쉬고 있지만 동기분들이랑 캐글 필사 스터디를 잠깐 했는데 스터디 초반에 내가 필사하는 코드들이 대체 뭘 위한 건지 #설명을 보고도 전혀 몰랐다. 지금은 남의 캐글 코드를 보면서 참고하면 뭘 위해서 이렇게 써 놨는지 어찌어찌 이해는 가는 수준…. (벌레는 아니고 얼레벌레가 된 그런 기분)
아니 당장 올봄에 얼렁뚱땅 ADsP랑 빅분기를 치르러 다녀올 때만 해도 뭐가 뭔지 제대로 몰랐던 개념들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뿌듯하다. (가끔씩 빅분기 후기 등으로 유입이 찍히던데 내가 써놓은 후기처럼 대충 공부해서 붙을 시험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때 억수로 운이 좋았던 건데 그걸 그때 몰랐을 뿐이다;;)
자버 채용설명회 이야기
지난달 이맘때쯤 자버 채용설명회를 들었다. (이 블로그 어딘가에 비밀글로 후기가 올라가 있는데 완결된 포스팅으로 정리하려니 다른 일이 바빠 아직 공개하지 못했다. 언젠가 공개할 수 있었으면.)
사실 나는 프로그래밍 직군을 지망하는 게 아니니 안 들어도 되었는데 마침 시간이 맞아서 참가했었다. 결과적으로는 기대했던 것 이상의 인사이트를 얻은 설명회였는데, 종료 후 주최측에서 한줄평을 남겨달라고 해서 이렇게 썼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장래희망은 돈많은 백수'같은 농담이 흔한 시대지만, 일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노동과 재화를 등가교환하는 것을 넘어서 어떤 문화에 참여하고 문화를 재생산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점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가를 만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한줄평을 써 달랬는데 한 줄이 아니지만 솔직하게 느낀 바가 저것이었기 때문에 저렇게 썼다. 오늘 노션 문서를 정리하다가 공식 링크를 발견해서 들어가 보니까 내 한줄평이 맨 마지막에 임팩트 있게(!) 붙어 있었다. 아주 뿌듯했다. 문화에의 참여와 재생산이라니 내가 생각했지만 아주 멋진 말이 아닌가. (ㅋㅋ ㅎㅎ)
그런데 빈말이 아니고 자버 대표님이 추구하시는 기업문화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기업문화와 큰 교집합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관심이 생겼다. 만약 자버에서 데이터 직군을 뽑는다면 꼭 지원해보고 싶다. (혹시 자버라는 기업 또는 주니어 개발자 채용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이쪽 링크를 따라 들어가셔서 영상을 보실 수 있다.)
멘탈관리삼아 간단하게 쓰려던 포스팅이 너무 길어졌다. 여기서 끊어야겠다.
방금 무심결에 거울을 봤더니 입술이 다 부르트고 눈밑이 시꺼먼 사람이 비친다. ㅠㅠ 내일의 스프린트 챌린지를 위해서 일찍 자야지!